집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때마다 이상하게 더 물건을 사고 싶어질 때가 있었습니다.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납 바구니를 새로 사고, 분위기를 바꿔보겠다고 소품을 추가했지만 이상하게 집은 더 답답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공간이 허전해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문제는 부족함이 아니라 너무 많은 물건이었습니다.
특히 서랍 안 옷이나 한동안 열어보지 않았던 수납 공간은 정리보다 ‘미루기’에 가까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정리 버리기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까워서입니다.
“언젠가 입을 것 같은 옷”
“비싸게 샀던 물건”
“추억이 있는 물건”
이런 물건들이 계속 공간을 차지하게 됩니다.
저 역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서랍을 열어보면 이미 비슷한 옷이 너무 많았습니다.
문제는 옷이 부족한 게 아니라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리가 안 되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집정리를 시작하면 모든 물건을 한 번에 꺼냈습니다.
결과는 항상 비슷했습니다.
더 어질러지고 지쳐서 중간에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딱 한 공간만 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옷 서랍 두 칸만 정리했습니다.
복잡한 수납 기술보다 중요한 건 ‘현재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물건’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종류별로만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편했던 건 사용 빈도 기준이었습니다.
자주 입는 옷은 가장 꺼내기 쉬운 위치에,
계절 지난 옷은 위쪽이나 안쪽으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하니 서랍이 훨씬 덜 복잡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옷이 덜 쌓여 보이니 괜히 새로운 옷을 사고 싶은 마음도 줄었습니다.
이번 정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입을 옷이 없는 게 아니라,
지금 가진 옷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구나.’
서랍이 가득 차 있으니 오히려 내가 가진 물건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리를 하고 나니 잊고 있었던 옷들도 다시 보였고,
정말 필요한 옷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습니다.
충동구매 대신 필요한 물건만 사게 되는 이유도 여기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집정리는 하루 만에 끝내야 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조금씩 비우고,
생활에 맞게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예전에는 물건을 더 채워야 집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비워야 공간이 편안해진다는 걸 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옷 서랍처럼 매일 여는 공간은
조금만 정리돼 있어도 하루 피로감이 꽤 달라졌습니다.
집정리 버리기가 막막하다면,
오늘은 아주 작은 서랍 하나만 정리해보는 것도 충분한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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